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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날 날씨가 최악이였다. 아침부터 호우특보 메시지가 오질 않나.. 이 때까지만 해도 호날두가 오니까 호우가 오나보다 생각했다.

오후가 되니 비가 그치긴 했는데 날씨는 또 더워서 불쾌지수가 극악이라는 더위+습도의 콜라보가 결성되었다. 게다가 더욱 불쾌지수를 높이는 건.. 지옥철이었다.

 

경기 시작 2시간 전 2호선 합정역

와.. 이 푹푹 찌는 듯한 더위에 지하철은 발디딜틈이 없었다. 땀은 비오듯 흐르고 있고 지하철 냉방도 무용지물인 상태.. 6호선을 갈아타야하는데 지하철을 2번이나 보내고 탈 수 있었다.  겨우 겨우 월드컵경기장역에 내렸는데 비가 또 부슬부슬 오고 있었다.

 

경기장에 걸려있는 현수막.. 이 때까지만 해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겨우 입장을 했는데 이미 지칠대로 지친 상태였다.  마실거라도 살려고 했는데 사람들 줄이 너무 많아서 걍 포기.. 물이라도 미리 사서 챙겨갈 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저녁 8시 경기라 저녁도 안 먹고 그냥 경기장 주변에서 먹을거 사서 먹으면서 볼까했는데 줄도 너무 많고 걍 모든 걸 포기했다. 빨리 경기보고 집에 가고픈 생각만 드는 그런 날씨였다.

 

 

경기장 입장

꽉 찬 관중들
[3등석 N-G구역 41열 49번]에서 본 시야

 

[3등석 N-G구역 41열 49번] 자리를 그나마 운좋게 예매했다. 맨 앞자리라 발 뻗고 볼 수 있었는데 앞 펜스가 시야를 좀 가린건 아쉬웠다. 그런데 경기 시작 8시가 다가와도 선수들이 몸을 풀러 나오지를 않았다. 뭐지?? 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경기 지연...

 

경기가 지연되고 있단다.. 물론 사정은 잘 알고 있었다. 이 날 오후 2~3시쯤 입국해가지고 팬미팅/사인회 참석하고 바로 경기뛰고 새벽 비행기로 떠난 다는 것을.. 그런데 호날두는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 사인회도 참석하지 않았다는 기사도 봤었고 해서 그러려니 하고 있었다.

 

8시 30분쯤 선수들이 운동장에 나와 몸을 풀기 시작했다.

하지만 호날두는 몸을 풀지 않고 벤치에 앉았다
8시 50분쯤 경기가 시작되었다.

 

https://youtu.be/OcoZs-pU9ac

직관 영상

 

선발명단을 호명하는데 호날두는 교체명단에 올라있었고 다들 어리둥절한 반응이었다. 그렇지만 45분 출전 조항이 있다는 소식은 모두가 알고 있기에 후반전에는 나오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나도 그랬고..

 

경기 초반부터 오스마르의 원더골과 바로 이어진 유벤투스의 동점골로 경기장 분위기는 한층 더 달아올랐다. 이후 3대1까지 앞서가던 k리그 올스타였다. 하지만..

 

 

https://youtu.be/IOy-z_8VgHs

호날두는 이날 이후로 날강두가 되었다..

 

경기는 끝나가는데 호날두는 계속 벤치에만 앉아있었다. 관중들은 연신 호날두를 외치면서 나오길 바랬지만 꿈쩍하지 않았다. 이에 열받은 관중들은 메시를 외치기 시작했다. 이순간 스크린에 잡힌 호날두는 짜증이 난 듯한 반응이었다. (알고보니 유벤투스가 슈팅찬스를 놓친 것에 대한 리액션이라고 한다)

 

여기 있는 모든 관중이 당신을 보러왔다는 사실을 모를린 없을 것이다. 꼭 45분이 아니더라도 늦게라도 교체투입하여 뛰는 모습만 보여주면 되는 것이었는데 왜 그랬는지 의문이다. 호날두가 안나올거라 예상한 관객들은 미리 자리를 뜨기도 했다.

 

결국 3대3 무승부로 경기는 끝나고 말았다. 휘슬이 울리자 관중들은 야유를 보내기 시작했다. 다행히 나는 가장 싼 3만원짜리 3등석을 예매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 정도 였으니..

 

다들 허무했을 이번 친선경기..

 

여론은 이미 난리가 났다. 호날두를 비난하는 반응이 쏟아졌고 주최측 유벤투스를 욕하기 바빴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위약금도 있었다고 하는데 뭐 얼마되지 않으니 내면 끝이다 이런 생각이었을까? 그럼 경기 뛴 유벤투스 선수들은 뭐가 되는건지.. 

 

무엇보다 호날두를 보기위해 만사 다 제쳐두고 멀리서 온 팬들, 비싼 돈을 주고 온 팬들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는게 굉장히 섭섭했다.

 

인터넷에서 가슴 아픈 사연들을 보게되었는데 호날두 보고 싶다는 아이들을 데리고 상경한 부모님도 있었고 휴가도 써가며 40만원짜리 VIP좌석을 예매한 팬도 있었다. 글들을 보면 다들 기대에 부풀어있는 상태였었다. 이런 팬들이 한둘이 아닐텐데 경기 끝나고 얼마나 허무했을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이번 일로 호날두는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더 이상 환대 받지 못할 선수가 되었다. 메시와 비교될 급도 아니게 되었다. 팬들에게 우리형으로 칭송받던 그였지만 그 팬들은 오늘부로 남남이 되고 말았다. 호날두에게 남은 건 조롱섞인 별명들 뿐..

 

날강두, 야반도두, 뽀송두...

 

이번 일로 주최측,유벤투스측 말이 많은데 판단은 팬들이 할테니 어서 빨리 사실들만 언급한 해명이 올라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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